전편
4일차
뭐 대단히 구경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일본 여행 일정이 반을 넘겼다. 4일차 일정은 나라 사슴공원 방문이다. 역시나 오전 7시에 일어나서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한 뒤 나라역으로 향했다.


나라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사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사슴전병을 파는 상인들이 보인다. 사슴들한테는 전병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이면 안된다. 전병을 사자마자 사슴들이 엄청나게 몰려든다. 근데 몇몇 사슴들은 난폭해서 내 옷을 물어 뜯었다. 그래서 내 코트에 사슴 침이 다 묻어서 호텔로 돌아가서 빨았다.


얘네가 관광객들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도 공격한다. 그리고 상인들이 전병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아니까 상인들도 들이 받는다. 나라 사슴공원을 더 돌다 보니까 이런 표지판도 보였다. 나는 저날 저 4가지를 모두 당했다.


전날 만났던 친구한테서 나라 공원에 간다고 했더니 와카쿠사 산에도 들렀다 가라고 소개받았다. 사슴 공원 뒤로 가면 표지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등산 난이도도 쉽고 길도 그렇게 가파르지 않아서 여길 들러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휴식기간이 있기 때문에 날짜를 잘 확인하고 가길 바란다. 내가 갔을 때는 3월 말까지 휴식기간이라서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정말 경치가 예뻐보이던데 많이 아쉬웠다.



주위로 더 둘러보니 사원도 보이고 여러 볼 곳도 많았다. 그래서 사슴들 말고도 산책으로 오기도 좋은 곳이니 구글맵을 잘 활용하여 한바퀴 재밌게 돌고 오길 바란다.

아까 처음으로 사슴전병을 샀을 때, 초반에 다 빼앗겨서 전병을 또 구매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병을 달라고 사납게 오는 사슴들을 다 쌩까고 순한 사슴들한테만 전병들을 나눠 주려고 했다. 그랬더니 뒤에서 수컷 사슴한테 박치기를 당해서 저날 진짜 허리가 하루종일 찌릿했다.


나라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낸 후 점심을 먹으로 오사카로 돌아왔다. 이 집이 전날 친구한테서 소개 받았던 집이다. 지로계 라멘들은 고명들을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있는 집으로, 말 그대로 폭력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고명은 마늘, 야채, 지방, 짠맛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조금씩 넣길 원하면 젠스쿠나메(全少なめ), 그냥 다 많이 넣길 원하면 “젠마시(全マシ)”라고 말하면 된다. 만약에 모든 고명들을 더 많이 먹고 싶다면 “젠마시마시(全マシマシ)”라고 하면 된다.
여기에 딱 도착했을 때 줄이 엄청 길게 서있었다. 전날 친구가 Good Luck이라고 하긴 했었는데, 12시 40분쯤에 도착하니 2시간 웨이팅이었다. 그리고 1시 20분쯤에 웨이팅을 마감했다. 기다리는 동안 우선 먼저 안에 들어가서 자판기로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뭘 모르겠다면 그냥 라멘을 구매하면 된다. 나도 라멘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웨이팅하는 동안 직원이 와서 면 양을 물어보는데, 300g인가 400g부터는 포기 불가능이다. 즉 다 먹어야한다. 나는 면을 많이 먹기 때문에 300인가 400을 주문했다가 직원이 “Never Give up”이라고 하길래 혹시나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싶어서 그냥 하나 줄여서 주문했다.
웨이팅 끝에 들어가면 요리사들이 고명을 어떻게 할지 물어보고 이때 얘기를하면 된다. 나는 젠마시로 주문했다.

그리고 이게 대망의 젠마시다. 차슈는 일반 라멘이어도 두개 넣어준다. 원래 처음보는 라멘은 국물부터 먹어보는 것이 국룰이라서 국물부터 먹어봤는데, 너무 심각하게 짰다. 알고보니까 저 카라메가 짠맛이었다. 나는 이것을 모르고 그냥 고명을 많이 먹을 생각에 젠마시로 주문을 했는데, 조리과정에서 간장을 크게 한 국자 넣는 것을 보고 걱정했는데, 걱정한 것보다 더 짠맛이었다.
혹시라도 지로 라멘을 도전하려고한다면 카라메(짠맛)는 무조건 스쿠나메로 주문하시길……
그래서 진짜 면이랑 고명만 겨우먹고 국물은 하나도 먹지 않았다. 그러고서는 밖에 자판기가 보이길래 바로 물부터 뽑아서 마셨다. 기다리면서 구글맵에서도 외국인들이 극찬을 했길래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한국인한테는 너무나도 짠맛이었다.
라멘을 먹고나서는 주변에 메가 돈키호테가 있길래 쇼핑을 좀 했고 숙소로 돌아와서 아까 사슴이 묻히고간 침을 없애기 위해 옷을 빨았다. 그러고 좀 쉬었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저녁으로는 야키니쿠 라이크에 갔다. 3년전에 도쿄에 갔을 때에도 방문했던 곳인데, 혼자서 야키니쿠를 먹기에는 여기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가격이 저렴하고 나 혼자 배부르게 먹고 3000엔정도 나왔다. 사실 돈을 더 아낄 수 있었는데, 술을 타베호다이로 주문하면 일정요금만 내면 되서 40분 이내 2번 이상 먹으려면 타베호다이로 주문하길 바란다.

호텔로 돌아와서 그냥 티비보면서 맥주나 한 캔 마셨다. 근데 NHK 뉴스에서 세븐일레븐이 오니기리 가격을 올렸다 이런 뉴스를 내보냈는데, 우리나라 KBS에서는 특정 편의점 브랜드를 언급하면서 가격을 올렸다 이런 뉴스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이런 점에서는 신기한 것 같기도?
5일차
이제 마지막 5일차이다. 이 다음날은 제주로 귀국하는 날이다.
마지막 5일차는 토요코인에서 호텔을 옮기는 날이라서 호텔에 짐을 맡기고 약속시간까지 주위에서 관광을 좀 했다.


숙소 주변에 오사카 텐만구가 있어서 잠깐 들렸다. 근데 궁이 공사중이라서 볼 수가 없었고 안에 있는 다른 것들만 보고 나왔다.
이 날도 캐나다에서 봤던 친구를 보기로 한 날이었는데, 텐노지역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나한테 호텔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줬다. 그래서 고마워서 제주에서 특산품을 선물로 구매해갔고 마침 이날이 발렌타이라서 우메다역 주변에 있는 초콜릿집에서 초콜릿도 구매했다.
약속시간이 되어서 텐노지 역으로 가서 친구를 만났고 호텔에 짐을 맡겼다. 지난 번에 텐노지는 방문을 안해서 텐노지도 좀 구경을 하고 주변 카페에서 또 어떻게 지내왔는지 얘기했다. 텐노지가 우메다나 난바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라서 텐노지가 좋다고 했는데, 진짜 다른 구역보다는 조용했다. 텐노지를 갔다 와서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라운지에서 계속 얘기했다.


얘기하다보니까 저녁이 되어서 밥을 먹으러 주변에 있는 신세카이로 갔다. 여기도 처음 와보는 곳이었다. 길을 걸으면서 뭐먹지 찾아보다가 오코노미야키를 먹기로 해서 그냥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타코야키랑 쿠시카츠도 주문했는데, 관광지식당 느낌이라서 맛은 없었다. 일본인 친구도 좀 실망했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서는 친구는 다음날 오전에 일정이 있다고 해서 먼저 돌아갔고 나는 호텔 라운지에서 비싸보이는 술(근데 진짜 비싼지는 모름)들을 조금씩 마셔보고 견과류도 먹어보며 마지막날 밤을 보냈다. 똑같은 사진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사진은 조식을 먹으러 온 사진이다. 테이블에는 신기하게 오믈렛 주문서가 있어서 내가 커스텀을 해서 오믈렛을 먹을 수 있었다. 조식들도 맛있게 먹었다.
비행기 시간이 가까워져서 체크아웃을 하는데, 내가 친구 이름만 알고 성은 모르는 상태여서 프런트 직원이 친구 성으로 예약자가 맞냐고 해서 순간 벙쪘다. 금방 눈치채고 맞다고 해서 체크아웃을 할 수 있었다.

귀국 비행기는 티웨이를 이용했다. 이게 유일한 제주-오사카 비행편이다. 이렇게 해서 전역 4개월만에 홀로 전역 여행을 다녀왔다. 편입이 확정된 상태에서 여행을 다녀오니 정말 마음이 편했고 오랜만에 또 일본에 다녀오니 좋았던 여행이었다.
앞으로 도쿄랑 오사카는 안 갈 생각이기는 한데, 삿포로랑 나고야, 오키나와는 갈 생각이 있고, 여기를 갈 때 ANA 김포-하네다 비행편을 이용해서 무료 국내선 편을 이용할 생각이라서 도쿄는 조만간 또 다녀올지도 모르겠다. 어쨌튼 이 글을 시점인 2026년 5월은 많이 바쁜 상태라서 당분간 여행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근데 또 올해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좀 많이 만료가 되어서 간단하게라도 연말에 다녀올까 생각중이다. 결론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소리다.


